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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고 떨림이어야!

윤은영 2010.05.16 14:09 Views : 34839

벌써 끝났다, 역대상, 하 말씀이.

엊그제 시작한 듯한데, 순식간에 한두 달이 흐른 것이다.

늘 그렇듯이, 우둔한 자에겐 성실이 그나마 미덕이리라, 스스로 위로하며 그렇게 살려 했는데, 실상 그것도 그리 쉬운 게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할 수 없다. 그냥 가는 거지 뭐. 체념, 절망, 한심함. 다음날, 또 다시 반복되는, 체념, 절망, 한심함. 그거밖에 안되는 걸 뭐. 바닥으로 굴러 떨어짐, 그것도 우아하게 하려는 위선에 찬 모순 덩어리. 특히, 지난 열흘간 날 붙잡고 있던 느낌들이다. 해야 할 일들을 제때 못 끝내는 자신에 대해. 참으로 구제불능인 건, 체념과 절망조차도 격조 있게, 혹은 거룩한 척하며, 도대체 체념이나 절망과는 전혀 상관없이 하는 나 자신. 어차피 내가 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난 진짜 안되는 구나.

 역대하 중에서 유다 여호람 왕이 자신의 모든 동생들을 죽임으로 왕권을 강화시켰을 때, 선지자 오바댜를 통해 에돔이 멸망당할 것을 예언하시는 하나님. 역대상, 하 말씀을 통해 새롭게 드는 깨달음은, 어쩔 수 없는, 어쩌지 못하는 죄된 내 모습, 외식하는 바리새인처럼 스스로 외식하고 있는 것조차 모르는 나, 혹은 그런 나를 보거나 알려고도 하지 않는 나.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상, 하 말씀을 통해 나의 죄악이 거듭 드러날 수록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의 크신,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 자꾸자꾸 다가온다. 

 유다의 마지막, 그 전례가 없었던, 요시야 왕 때의 부흥 운동. 한 세대 이후 바벨론 포로기. 우리 역사에 있어서도, 1907 평양 대부흥 운동, 3년 후, 일제 식민지. 내 믿음의 선조들을 생각하면 목이 멘다. 하나님, 왜입니까? 하나님, 왜요? 문득, 철없이 하나님을 더 알고자, 보고자 한 것에 대해 두려운 마음이 든다. 이스라엘 민족의 그 70년의 고난조차도 아버지의 영광인가요? 그러면, 지금 60년째를 맞은 우리 한민족의 고난도 아버지의 영광입니까? 왜입니까? 이 지구상에 억수로 많은 나라와 민족들이 있는데, 왜 하필이면 우리 민족입니까? 하나님, 그렇게 우리의 죄가 다른 이들보다 극심하였습니까? 우리의 죄는 무엇입니까? 우리를 향하신 아버지의 뜻과 섭리는 무엇입니까?

 오바댜 선지자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는데 어제 성경공부 시간의 목사님 말씀을 통해, 그것의 정체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내 조국에 대한 거로구나!

더 이상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닐 수도 있는, 우리 세대의 악함! 우리 믿음의 선조들의 피와 목숨의 대가로 지금의 우리가 가능한 것인데, 일상을 핑게로 자꾸 잊고 살아 가는, 배은망덕한 우리 세대, 그리고 나.

 몇 년 전, 아들은 4학년이었는데, 남한과 북한이 통일 되어야 하냐고 물었던 게 떠오른다. 물론, 당연하지. 억수로 침 튀기며 강조했었는데, 그랬던 순간조차도 있었음을 잊고 지냈다. 이곳 LA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들은 "내가 커서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남북통일에 꼭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꺼야!"라고 말해 날 감격시켰었는데, 난 날마다 기도조차 하지 않은 아들만도 못한 엄마이다.

 역대상, 하 말씀을 통해 새삼스레,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가를 깨닫는다. 그리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 하나는, 하나님을 더 알아 가는 것은 내가 더욱 죄인인 것을 깨닫는 것이 될 것이라는 거. 죄인임을 깨닫는 것만큼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 그 이해할 수 없는 끝없는, 영원, 사랑! 아, 그리고 내 조국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거. 그리하시면 고치시리라는 걸 확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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